달러당 1500원을 바라보던 환율이 1300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시장은 앞으로의 ‘환율 전망’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6.7원 내린 달러당 1301.3원에 마감했다. 이는 하루 만에 19.1원 하락한 지난 1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달러 가치가 꺾였지만 달러 약세가 지속될 진 미지수다. JP모건 등 미국 투자은행들도 달러 外 통화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하면서 달러 강세 환경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환율 전망도 존재한다.
원화 가치는 왜 오르는 건가요?
얼마 전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해보자. 그는 지금과 같이 긴축 완화가 기대되는 분위기와 조금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놨다.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수는 있지만,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은
9월 전망인 4.6%보다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다
향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단 의미다. 그럼에도 최근 원화 강세는 계속 이어지고, 엔화 역시 강세를 유지 중인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①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시장의 불안 위험을 줄였다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그 속도에 적응 못한 경제 주체들이 생겨 특정 부문에서 부실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 부도 위험 지표인 CDS 프리미엄을 예로 들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릴 거란 예상이 우세하던 8월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우세해진 11월부터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만큼 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되면서 금융 불안의 위험이 줄었다고 할 수 있다.
CDS 프리미엄 : CDS란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로서, 국가나 기업이 부도 위험에 대비해 발행하는 보험 성격의 금융 상품. CDS 프리미엄은 이 보험의 수수료를 의미하며, 비싸질수록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② 국가 간 물가 수준 차이도 환율에 영향을 준다
현재 미국 금리와 물가 상승률은 한국,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경우 우선 금리 격차의 영향을 크게 받아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 이후 시간을 두고, 물가 격차도 반영되면서 달러화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만약 금리를 완만하게 상승시키면 금리의 영향은 환율에 천천히 반영되는 대신, 물가 차이는 바로 반영된다. 결국 달러 가치를 하락시킬 압력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강달러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10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미 연준 통화 정책을 향한 시장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수준 여전히 높다. 미 연준은 내년 초까지는 금리를 더 올린 다음 내년 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설령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시장의 과도한 기대도 연준의 의도를 현실로 깨닫게 되면서 가라앉을 것이다. 그럼 환율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은 말 그대로 미국이 금리 인상 폭을 줄이려는 것일 뿐,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힐 때까지 4%대 후반 또는 5%가량의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또 미국 이외의 국가, 특히 유럽과 중국의 성장 엔진이 다시 가동돼 달러 외 기타 통화가 강세로 전환돼야 달러 독주 체제가 끝날 텐데, 아직은 여타 경제권이 언제 확실히 반등 국면에 들어설지 안갯속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메이드 인 USA’ 자국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수준까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지도 미지수다.
결국 달러 강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내년 초까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또 다른 강달러 환경에 접어든다
올해 강달러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기인한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만으로도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국내 기관,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동소이하다. 환율 오름세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당분간 환율을 크게 자극할 요인도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 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무역수지가 8개월째 적자인 데다, 국내 기업의 수출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의 특성상, 수출의 감소세는 기업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곧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신용 리스크가 커지면 국내로 들어오는 자금 흐름이 다시 안전자산인 달러로 쏠리게 된다. 그럼 환율이 다시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올해와는 다른 요인으로 환율이 재차 오를 여지가 남아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막강한 달러화는 약세로 접어들고 있나?’라는 제목의 투자자 노트를 통해 “단숨에 (달러 외 자산) 비중을 늘리거나 줄이는 식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안 된다. 거시적 불확실성, 특히 미국 밖 경기 침체 위험은 여전히 크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느때보다 긴 호흡일 것이다. 앞으로도 환율은 향후 유가나 식량 가격의 변동, 중국의 코로나 상황, 러시아-우크라 전쟁, 신흥국의 경기 부진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등락을 보일 것이다.
금리 인상만 멈춰봐라
돈쭐을 내줄테다!
2022.11.12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제 이야기] - 환율 전망, 뉴노멀이 된 킹달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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