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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 외국인이 돌아왔다! "소리 질러~!"

by 돌먼 2022. 11. 12.

한국 증시에 외국인들이 돌아왔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아주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보통 미국 금리가 더 높아지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외국인 자금도 해외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9월을 빼곤 계속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올해 21% 하락했던 코스피도 10월부터 9% 상승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외국인들이 매수한 종목이다. 최근 한 달새 외국인들은 반도체, 배터리 관련주를 집중 매수했는데, 한국이 포함된 미국 중심의 반도체 칩4 동맹이 출범하고, 중국을 배터리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IRA)이 시행되면 한국 기업이 수혜를 볼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외인들 제대로 돌아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10월 4일~11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54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인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21% 하락했다. 하지만 10월부터는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한 달간 코스피가 9%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6조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 9월을 제외하고는 월간 기준으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 금리 차가 존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던 때엔 어김없이 한국에서 발을 빼던 패턴과 달라진 모습이다.

       

    

           


 

외인들은 왜 돌아왔나?

 

코스피가 10월 이후 상승세인 건 사실이다. 다만, 한국 증시만 상승세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다우지수나 S&P500지수, 독일 DAX지수,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같이 올랐다. 그래서 이번 주가 상승을 해외 요인과 국내 요인으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겠다.

 


 

[ 해외요인 ]

                      

① 연준의 피봇(Pivot) 기대감 

 

     

 

    

올해 가파른 금리 인상에 최근 일부 금융 시장에서 유동성 부족 문제가 생겼다. 이후 시장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그러면서 각국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다만 11월 FOMC에서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다시 확인되며 그 기대가 다소 약화된 상태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증시는 조금 조정을 받았다.

 

 

② 공화당이 우세한 미국 중간선거

 

   

 

   

미국은 현지 시각으로 8일 중간선거를 치뤘다. 선거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상원은 초박빙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선 시장에 좀 더 친화적인 공화당의 승리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기대가 있다.

 

현 정권 평가의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하원은 민주당 191석, 공화당 209석으로 공화당의 다수당 차지가 유력시된다. 상원의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이 48대 49로 초박빙 접전 중이다.

주요 접전지역인 애리조나(민주당 우세), 네바다(공화당 우세)에서 예상대로 의석을 가져갈 경우 49대 50을 달성하게 돼 승부는 다음 달 6일 결선투표가 예정된 조지아주(州)에 달려있다.

 

특히, 정책기조의 변화가 에너지 가격 하락을 이끌어 금리 인상 폭을 완화시킬 수 있다 보고 있다. <공화당의 에너지 투자 확대 → 에너지 가격 하락 → 물가 하락>, <우크라이나 경제적 지원 축소 → 전쟁 조기 종식 → 국제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 안정화> 등의 흐름을 기대하는 것이다.

    

 

             


 

[ 국내요인 ]

                          

① 하락한 원화 가치

 

 

    

달러 강세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미국권 투자자의 경우, 원화 가치가 매우 낮아진 지금이 한국 증시에 투자할 적기라고 인식했을 수 있다.

 

   

② 중국 vs 대만 분쟁의 반사 이익

 

 

  

중국과 대만의 분쟁, 또 이로 인한 시스템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이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10월 이후 상해 주가지수는 상승세가 아니다. 대만 가권지수와 TSMC 주가도 하락세다.

 

특히 중국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확정을 전후한 '차이나 런(China Run)' 자금이 한국 증시로 유입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례로 총 운용규모 987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은 최근 벤치마크(투자성과 기준 지표)를 변경했다.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은 최근 벤치마크를 MSCI 신흥국 지수에서 MSCI 신흥국 지수와 중국 제외 신흥국 지수를 50%씩 혼합한 지수로 바꿨다. 즉 중국 비중을 낮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투자비중은 35.4%에서 17.7%로 줄었고 한국은 11.2%에서 14.3%로 비중이 증가했다.

 

     

        


 

그래서 외인들이 산 주식들은?

 

 

최근 한 달간을 놓고 보면 외국인들은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주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는 시가총액 상위주라는 특성과 함께 미·중 갈등, 중국·대만 긴장 격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TSMC를 비롯해 중국 반도체 관련주 등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로 유입됐다는 평가다.

 

반도체 외에 눈길을 끄는 종목은 배터리 관련주다. 미국 중간선거(현지시간 8일) 결과에 상관없이 내년에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큰 변경 없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전기차 배터리주로 삼성SDI(9327억원), LG에너지솔루션(6861억원), 포스코케미칼(1522억원)을 사들였다. 이에 삼성SDI(32%), LG에너지솔루션(33%), 포스코케미칼(36%)은 이 기간 주가가 크게 올랐다. KT&G에 대한 순매수는 최근 해외 펀드의 주주제안 등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제조사들도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국내 배터리 기업
3사(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유일하다는 것!

 

    

게다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배터리 셀뿐 아니라 원자재에 대해서도 중국 외에서 생산한 것만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삼는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다. 포스코그룹은 남미에 배터리 원자재 관련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GM의 얼티엄셀즈 양극재의 메인 벤더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급 물량 증가가 나타날 전망이다.

        

 

                   


 

위험이자 새로운 기회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은 한국에 위험과 기회로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 위기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제조 공장과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고, 기회는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등 미래형 첨단 기술 산업에서 주도적으로 새 시장을 열어갈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대중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자 미국과 일본 반도체 제조 장비, 소재 업체들은 중국에서 철수 중이다. 한국은 이 업체들을 유치할 좋은 기회다.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약점을 극복할 계기가 될 수 있다.

 

배터리 업계도 좋은 기회다. 배터리는 중국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한국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중국이 배제되는 현시점이 배터리 공급망 전체를 한국에 최적화된 생태계를 만들기에 매우 유리한 여건이다.

 

 

인도네시아 등 원자재 생산국과
완성차 업체를 연결하는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핵심 장비와 소재를 한국이 제조하는
K-배터리 르네상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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