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제 이야기

머스크 트위터 직원 대부분을 해고한다고?

by 돌먼 2022. 11. 6.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임직원의 75%를 해고할 거라는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현재 7500명 수준인 트위터 직원을 2000명 수준으로 축소하겠다 밝혔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인원을 감축할 거란 얘기는 줄곧 나왔었다. 지난 6월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인원과 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최고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해도 75% 감축은 상상 이상이라는 세간의 평가다. 워싱턴포스트는 “그간 머스크가 인력 감축을 이야기했지만, 그 규모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머스크는 회사 규모를 줄이는 게 트위터를 수익성 있게 만드는 첫 단계로 생각한다”라고 평했다.

                

         

 

     


 

피의 금요일... 한국법인도 날벼락

   

  

전세계 7500명의 트위터 직원들에게 지난 4일은 ‘피의 금요일’이었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7일 트위터 최대 주주에 올라선 지 8일 만에 임직원 절반인 3700명을 일괄 해고한 것이다.

 

2012년 설립된 트위터코리아의 직원 상당수도 이날 해고 통보를 받았다. 특히, 매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서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와 일부 사업 부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다.

 

해고 대상인 트위터 직원들은 4일 오전 개인 e메일 계정으로 사측이 보낸 메일을 받았다. ‘트위터에서 당신의 역할(Your Role at Twitter)’이란 제목의 e메일에서 트위터는 “앞으로 트위터에서의 당신 역할이 (다른 직원과)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안타깝지만 이 조치는 회사의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해고 이유를 설명했다.

 

트위터의 해고 예고 메일. 트위터는 3일 전세계 임직원들에게 "회사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인원 감축 메일을 보낼 것임을 공지했다.

 

대규모 인원 감축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피의 결혼식(red wedding)이 시작됐다”는 한 트위터 직원의 표현을 인용했다.

 

‘피의 결혼식’이란 미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주인공 롭 스타크와 주변 인물들이 동시에 죽은 장면.

 

트위터 직원 상당수가 회사에서 한꺼번에 해고 당한 상황이 드라마와 비슷하다는 것. ‘더버지’의 5일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 정책, 제품 안전, 커뮤니케이션, 접근성 등 부서 직원들이 주요 해고 대상이었으며, 일부 조직은 소속 직원 전부가 해고 대상에 올라 조직이 통째로 날아가기도 했다. 미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에서도 임직원 2500명 중 900여명이 해고 대상에 포함됐다.

   

        


왜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나

  

  

트위터를 갓 인수한 머스크로서는 피인수기업의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 머스크는 “3년 내 트위터를 경영 정상화해 재상장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회사가 매일 400만달러(약 56억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며 해고의 당위를 주장했다.

 

 

 

트위터는 지난해 매출 50억7748만달러(약 7조1600억원), 순손실 2억2140만달러(약 3123억원)를 기록,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메타, 틱톡과 같은 다른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흑자 행진을 이어갈 때였다. 올해 1분기엔 6560만달러(약 925억원) 순이익을 거뒀지만 2분기에는 2억7000만달러(약 380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자 비용도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130억달러(약 18조원) 대출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이자도 트위터가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NYT는 “트위터의 연간 이자 지급액이 10억달러(1조4100억원)로 불어나게 될 것”이라며 “트위터는 은행에 빚진 것보다 매년 더 적은 돈을 벌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머스크 덕분(?)에 더 심각해진 상황

   

  

머스크로 주인이 바뀐 뒤부터 광고 시장에서 트위터의 가치는 더 떨어지는 중이다.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등이 트위터에 광고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경영권이 머스크에 넘어감으로써 플랫폼 불확실성이 커지고, 혐오 콘텐트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만약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계정을 복구시키는 등의 정치색을 더 드러낸다면 광고주들의 트위터 이탈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유료 서비스 ‘트위터 블루’ 요금을 현재 4.99달러에서 8달러로 올리는 등 타개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머스크 형 거 너무 심한거 아니오!

   

  

임직원들에 대한 트위터의 해고 절차가 정당했는지 여부를 두고도 논란은 계속될 것 같다. 트위터 직원 5명은 3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대량 해고 전 충분한 공지를 하지 않는 것은 연방법, 캘리포니아주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 연방 및 캘리포니아주 ‘근로자 조정 및 재교육 통보 법안(WARN)’에 따르면 고용주는 직원 50명 이상을 한 번에 대량 해고하거나 공장을 폐쇄할 경우엔 60일 전 미리 공지해야 한다.

 

소송을 주도하는 섀넌 리스 리오르던 변호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을 인지하고 있는 트위터가 뒤늦게 캘리포니아주 정부에 983명에 감원 계획을 공식적으로 통보했고, 이들 직원들은 두 달 뒤인 1월 6일까지 모든 임금과 복리후생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리오르던 변호사는 “트위터가 해고 직원들에게 ‘부당 해고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부당한 행위”라며 비판했다.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트위터의 대량 해고를 우려했다. 5일 유엔인권이사회 볼커 투르크 위원장은 머스크에 공개서한을 보내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인권보호 이념을 트위터 플랫폼 사용 및 발전의 중심으로 삼아달라”고 요청했다.

 

트위터코리아 직원들 역시 부당 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태은 노무사는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이 국내 법인 소속 직원들이기 때문에 한국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라며 “적어도 30일 전에 해고 통보를 하는 것이 합법적인 절차인데 당일에 해고 통보를 했다면 부당해고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노무사는 “만약 공식적인 해고 통보 외에 회사 차원에서 권고사직하거나 혹은 한 달치 이상의 급여와 퇴직금을 제안했다면 부당해고인지 여부를 다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유저들도 떠나는 트위터

 

 

잘라낼 권리는 머스크에만 있지 않다. 머스크의 등판 이후, 트위터 이용자 상당수도 트위터를 끊고 다른 대안 플랫폼으로 갈아타며 ‘디지털 망명’ 중이다.

 

대안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는 마스토돈(Mastodon)과 디스코드(Discord)가 대표적이다. 마스토돈은 2016년 독일인 오이겐 로흐코(29)가 중앙집권적인 트위터 정책에 반발해 만든 분권화형 소셜미디어다. 한 포스트당 500자까지 쓸 수 있는데 메시지를 중앙 서버 아닌 ‘인스턴스’라 불리는 여러 서버에 저장한다. 누구나 서버가 있으면 인스턴스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트위터가 카오스에 휩싸이면서 마스토돈의 월 이용자 수는 65만명까지 늘었다.

 

게다가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가 만든 ‘블루스카이 소셜’도 최근 테스트 운영 중이다. 블루스카이는 특정한 기업, 개발자에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지향한다. 구체적인 서비스 컨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잭 도시는 5일 트위터의 대량 해고 사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내게 화났다는 것을 안다”며 “회사 규모를 너무 빨리 키웠고 이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였던 그가 트위터의 경영을 악화시킨 데 대해 사과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겸 스퀘어 CEO

     

지금은 머스크가 빌런인 것처럼 보이지만

트위터의 가치가 이미 바닥을 뚫은지
오래됐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진짜 빌런은
회사를 이 지경으로 만든
과거의 경영자들이 아닐까?

머스크 형... 
잘 좀 해볼 거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