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의 관심 속에서 11월 FOMC 회의가 끝났다. 얼마 전부터 시장의 모든 관심은 “피봇(Pivot : 정책 방향 전환)”이었다. 미국 연준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그만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의미에서 희망과 기대가 섞인 전망이었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보여준 스탠스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천천히, 하지만 더 높게” 였다. 금리를 인상하는 속도는 줄여줄 수 있지만, 얼마나 더 올려야 할지, 그리고 얼마나 더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FOMC 회의 이후, 시장의 반응과 앞으로 주목해야 할 포인트들을 정리해본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4%대 금리 시대를 열었다. 거침없는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방침에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포인트 벌어졌다.
연준은 이틀간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퍼센트 올리기로 결정해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3.0~3.25%에서 3.75~4.0%로 뛰었다. 미 기준금리 상단 기준으로 보면 한국 기준 금리인 3.0%와 비교해 1.0%포인트나 올라간 것이다.
천천히, 하지만 더 높게
피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2주 전 월스트리트저널(WSJ) 한 기자의 트윗부터였다. 11월 FOMC 회의에서는 0.75%p를 인상하겠지만, 12월에는 0.5%p 인상에 그칠 수도 있단 논의가 진행될 것 같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시장에서는 “그럼 드디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이냐?”, “인플레는 이제 잡힌다고 보는 건가?” 등 다양한 추측과 기대가 더해지면서 주식 시장의 반등을 이끌었다.
그런데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12월에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수는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의 최종 목적지, 즉 최종 금리를 만약 오늘 찍어야 했다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75km/h로 달려가다 잠시 50km/h로 속도를 줄일 수는 있지만, 이대로 그다음 달에는 25km/h로 줄이고 바로 0km/h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50km/h로 계속 달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 셈이다.
시장이 이미 속도조절을 넘어
피벗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 역시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기 위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파월, "미국만 신경쓰기도 벅차다"
FOMC 회의 초반에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반등했던 주가는 하락 반전했다. 약세를 보였던 달러도 다시 강세를 보였고, 하락하던 금리도 다시 반등했다.
결국 시장은 FOMC 회의를 ‘무서운 매파’로 인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정작 가장 관심 있게 봤던 질문은 다른 것이었다. “미국 때문에 영국과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금융 불안 위협으로 너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질문이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때문에 고통받았던 나라들에 중요했던 질문이었다.
그런데 파월은 “전 세계 경제, 정치 신경은 쓰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이랑도 연락하면서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달러 강세 때문에 다들 힘들다는 것도 안다”라고도 했다. 그리고 파월은 다음의 말을 덧붙였다.
“우리가 인플레를 잡는 데 실패하면 그게 더 최악이다. 우리가 잘하는 게 중요하다”
어찌 보면, 내가 인플레를 잡지 못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은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걱정해주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다른 나라의 상황을 신경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은 파월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을 때부터 추가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당국자들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2022.10.09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제 이야기] - 세계 경제, 미국만 혼자 잘사는 세상이 온다?
여하튼 정리해보자면
2주 전 피봇 기대감을 키웠던 WSJ의 기자는 이번 FOMC 회의를 이렇게 요약했다.
1) 12월에 금리 인상 속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를 포함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
2) 만약에 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 전망 수준을 표시한 도표인 점도표를 발표하는 날이었다면, 연준이 목표로 하는 최종 금리는 더 높아져 있었을 것이다.
3) 금리 인상 속도는 줄일 수 있어도 멈추는 것을 얘기할 때는 아직 아니다.
피봇 기대감이 커진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던 11월 FOMC 회의는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연준이 보겠다는 데이터는 앞으로 더 많이 나올 테니까 말이다. 어느 때보다 미국의 고용 지표와 물가 지표의 중요도가 커지는 구간이다.
일단 증시가 받은 충격을 생각해보면
파월의 내러티브는 성공적인 듯하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고강도 긴축(금리 상승)
이 모두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위기감과 공포감, 그리고 고민이 커진다.
파월 양반 거 적당히 하쇼
2022.10.30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제 이야기] -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함께 온다", 위기가 현실화 될까?
그 와중에 우리가 심상치 않다?
벼랑 끝에 선 수출코리아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5.7% 감소해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7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356억 달러로 불어나 연간 기준 최대치를 넘어섰고 1위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내년 더욱 심각한 세계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24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7%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원인을 살펴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한국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7.4% 줄며 3개월 연속 감소한 영향이 크다.
정부가 반도체, 2차전지 등 분야별 수출 동력 확보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고 있지만 대외 요인으로 촉발된 무역적자를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내년 상반기(1∼6월)까지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등 수출 하락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도 다소 비관적인 수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반도체 단가 하락 등 글로벌 IT 경기 위축이 IT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증가세로의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했다.
각국 금리 인상에 경기 부진이 이어졌다.
덩달아 한국 제품 수요도 줄었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은 전자 제품 등 제조업 상품인데...
생필품과 다르게 소득 수준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해외 경기 둔화에 제조업 수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라 해석된다.
우리 마지막 희망인 수출마저 꺾이고 있다.
정말 위기가 코 앞인 것만 같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출금리 낮추는 방법, 내 이자 아껴줄 '꿀팁'을 모았다 (0) | 2022.11.12 |
---|---|
머스크 트위터 직원 대부분을 해고한다고? (0) | 2022.11.06 |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함께 온다", 위기가 현실화 될까? (0) | 2022.10.30 |
크레딧스위스(CS) 위기설, 제2의 리먼브라더스 될까? (0) | 2022.10.10 |
번지는 금융위기 공포, 2008년과 무엇이 같고 다른가? (0) | 2022.10.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