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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제 이야기

네옴시티란 무슨 뜻? 빈 살만이 그리는 '미래'와 '꿈'

by 돌먼 2022. 11. 19.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미스터 에브리씽(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마치 산타처럼 한국을 방문했다. 국가 간 그리고 기업 간 대규모 사업협력들이 논의되면서, 한국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소식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관련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네옴시티’ 였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2030년을 목표로 한 대규모 신도시 건설사업을 말하는데, 그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못해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국내 기업들에 ‘제2의 중동 붐’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네옴시티. 과연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네옴시티는 바로 이런 곳이에요

           

 

네옴(NEOM)시티는 석유왕국 사우디아라비아가 꿈꾸는 미래다. 사우디 정부가 석유자원 의존형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추진 중인 '비전 2030' 전략의 하나로,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네옴이라는 이름은 새로움을 뜻하는 그리스 단어 '네오(NEO)'미래라는 의미인 아랍어 '무스타크발(Mustaqbal)'에서 따왔다. 이름 속 M자는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이자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는 무함바드 빈 살만 왕세자를 뜻한다는 설명도 있다.

 

 

사회생활 참 잘해 ~ 

 

    

네옴시티는 크게 주거지구(더 라인), 산업지구(옥사곤), 관광지구(트로제나)로 구성된다. 놀라운 건 ‘탄소제로’ 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태양광∙풍력∙그린수소(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수소) 같은 신재생에너지로만 전기를 생산할 뿐 아니라, 주거지구엔 아예 자동차가 다니지 않을 것이라 한다.

 

‘더 이상 석유만 파서 먹고 살진않겠다’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의지가 집약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2017년에 발표한 총사업비는 5000억 달러(약 650조원)였고, 현재 언론이 예상하는 사업비는 1조 달러에 달한다. 1차 완공은 2025년, 최종 완공은 2030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돈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역대급 초대형 신도시를 건설한다고 하고 ‘사막의 기적’이라는 두바이 사례도 있다보니, 네옴시티도 정말 가능할지 모른다는 기대가 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네옴시티 중에서도 핵심인 ‘더 라인(The Line)’ 조감도가 공개되면서 전 세계가 다시 한번 술렁이고 있다. 세상의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네옴시티 조감도

       

마치 유리장벽이 사막을 가로지르는 듯한 모습의 ‘더 라인’ 조감도다. 평행한 두 건물이 일자로 배치된다. 외벽은 거울로 돼서 주변 풍경을 반사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더 라인 조감도

 

     

홍해 해안에서 사막을 거쳐 산을 향해 무려 170㎞에 걸쳐 높이 500m짜리 고층건물 두 개가 200m의 폭으로 평행하게 일직선으로 뻗어간다. 높이는 롯데월드타워(550m)에 맞먹고, 길이는 서울에서 강릉까지 거리와 같다. 이곳이 바로 900만명이 살게 될 네옴시티의 주거지구, 더 라인(The Line)이다.

 

도시가 일직선인 데다 수직적이기 까지한 정말 상식을 파괴하는 디자인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수직도시 설계에 대해서 “이 디자인은 전통적인 ‘수평 도시’에 도전하고 자연보호와 인간의 거주성 향상을 위한 모델을 만들 겁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수평으로 펼치지 않고 수직으로 도시를 쌓아 올리면 개발하는 면적을 줄일 수 있으니 주변 자연환경을 보존할 수 있다는 논리다.

 

더 라인 설계를 보면 땅 위에 차도가 없다. 자동차가 아예 못 다니는 것이다. 대신 지하에 터널을 뚫어 고속철도가 최대 20분 만에 도시를 관통(시속 약 510km)한다. 그래서 일단 지하 터널을 만들고, 이후 그 위에 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이미 이 터널 공사에 들어갔다.

 

     

수평이동 엘리베이터 예시

 

    

게다가 더 라인은 구역별로 사무실∙상점∙병원∙학교∙영화관∙경찰서 등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모든 게 걸어서 5분 거리 안에 있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땐 위아래만이 아니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50층에 사는 사람이라면 축구 경기장에 가기 위해 굳이 1층까지 내려올 필요 없이, 40층 또는 60층쯤에서 수평 이동 엘리베이터(또는 경전철)를 타고 갈 수 있게 된다.

         

사막으로 향한 양쪽의 벽면은 온통 거울처럼 만들어질 예정이다. 거울벽은 실용성(햇빛을 반사해 뜨거워지는 걸 막아줌)도 있지만, 디자인적인 의미도 크다.

     

   

거울이 주변환경을 반사하기 때문에
‘더 라인’은 자연과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 네옴시티 관계자 -

                            

         

                              


 

 

이거 말이야 영화 이야기 아니지? 

      

  

        

네옴시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무슨 SF영화 속 미래도시 같은 느낌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부터 영화 ‘블랙팬서’ 속 미래 왕국 와칸다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떠오른다.

 

실제 더 라인 개발 과정엔 건축가뿐 아니라 미래학자, 할리우드 프로덕션 디자이너까지 고용됐다고 한다. SF 영화 속 미학을 연구하는 컨설턴트도 있다. 그 결과 애초엔 일직선으로 길긴 하지만 저층으로 구상됐던 더 라인 디자인이 500m라는 초고층의 거울 달린 장벽으로 완전히 바뀌게 됐다고 전해진다.

 

사실 네옴시티는 반짝거리고, 빛나는 네온사인으로 가득 차있다는 점에서 미래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에 맞다. 마치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처럼 계획되어 있다.

        

기존의 도시들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사막에 완전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진짜 뭘까?

 

               

                  


 

네옴시티, 살만한 도시가 될까?

          

 

빈 살만 왕세자는 네옴시티가 2026년까지 45만명, 2030년 150만~200만명, 2045년엔 900만명을 수용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과 함께, “네옴시티를 아부다비보다 큰 도시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네옴시티가 들어설 타북주는 개발되지 않은 낙후 지역이다. 이제 막 도시 건설을 위한 왕복 4차선 도로만 들어선 허허벌판인데,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약 1000㎞나 떨어져 있고 다른 주요 도시들과도 수백㎞씩 떨어져 있다.

 

이렇게 외지고 동떨어져 있는 네옴시티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냐는 의문이 생김과 동시에 사람들이 이주해서 산다고 해도 큰 걱정거리가 있다. 과연 식량을 어디서 어떻게 공급하느냐는 것이다.

현재 나온 계획으론 네옴시티는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 한다. ‘혁명적인 수직농업과 온실을 이용’한다고 밝혔는데, 채소라면 실내 온실을 이용해 키워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고기는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걸까? 가축도 수직 농장에서 키우게 될까?

       
아무리 돈 많은 사우디아라비아라 하지만 최소 5000억 달러(어쩌면 1조 달러 이상)라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일단 빈 살만 왕세자는 1단계(약 3200억 달러) 비용의 절반을 사우디 공공투자기금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돈은 어디선가 끌어와야 한다. 건설자금 마련을 위해 사우디가 채권을 발행하거나,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게 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도 빈 살만 형이
돈걱정하는 건 상상이 안 간다

                          

                

        


          

정말 탄소제로 맞습니까?

          

      

담수화 설비 예시

                    

네옴시티는 탄소제로를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화석연료 없이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만 100% 사용한다는 계획이야 말로 이 프로젝트의 상징과도 같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사우디는 물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네옴시티엔 바닷물의 소금기를 없애주는 담수화 플랜트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해수담수화 플랜트에는 일반적으로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그리고 이 화석연료의 사용 때문에 역설적으로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네옴시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수화플랜트에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BBC 보도에 따르면 담수화 플랜트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아직까지 성공한 적이 없다고 한다. 즉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대형 건설 프로젝트 자체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네옴시티 건설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은 영국이 1년 동안 내뿜는 것의
4배가 될 겁니다.

- 미국 시더빌대학 지질학과 톰 라이스 교수 -

                      

                 

                 


 

    

국내 기업들은 네옴시티에서 어떤 활약할까?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에 머문 시간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지만 국내 기업들은 사우디와 40조원 규모의 투자계약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건수로도 무려 26건에 달한다.

            
통상 이 같은 업무협약은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우디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에 한국 기업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친환경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과 다양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표 사례가 삼성물산·포스코·한국전력·한국남부공사·한국석유공사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이 사우디국부펀드(PIF)와 체결한 '그린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39만6694㎡ 규모의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을 짓고 20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건설 기간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다. 그린수소·암모니아 연간 생산량은 120만t, 협약 액수는 65억 달러(8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또 사우디 민간발전업체 ACWA파워와 네옴시티에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사우디 현지에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사업 기간만 25년, 사업 규모는 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로템이 사우디 투자부와 네옴 철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네옴시티 내 총 245㎞에 달하는 철도에 투입될 고속철 480량, 메트로 전동차(지하철) 160량, 전기 기관차 120량을 각각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면 최대 수주액은 고속철(2조5000억원), 전동차(4800억원), 기관차(6500억원) 등 총 3조6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 MOU를 맺었다. 40억달러(5조30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네옴시티에 1만 가구를 짓는 주거 단지 조성 사업이다.
   
수주를 따내 이미 공사에 돌입한 프로젝트도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네옴시티 더 라인 지하에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공사로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시작했다. 수주액은 10억달러(1조3000억원)로 알려졌다.

 

                                   

 

                                    


           

           

         

과연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는
탈 석유 경제자립을 이룰 수 있을까?

상상 초월의 스케일, 상식 파괴의 디자인
빈 살만 왕세자의
꿈은 과연 실현될까?

미래가 기다려지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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