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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어떤 선수인가 - 인물편

by 돌먼 2022. 7. 10.

나를 키운 건 8할이 "겸손" 이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은 유독 그의 아들에 대한 평가에 인색하다. 그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선수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겸손과 겸양이 몸에 밴 아버지의 발언이다.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당사자가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아들의 대답도 아버지와 다르지 않았다. 손흥민은 "아버지 말씀에 많이 동의한다"면서 월드클래스 논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관에 열린 '손 커밍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아버지의 의견이기에 더는 살을 못 붙일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이어 "저도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더 살을 붙일 게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짜 월드클래스는 이런 논쟁이 안 펼쳐진다"면서 "이런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 올라갈 공간이 있다는 것 같다. 저도 아버지 말씀에 많이 동의한다"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손흥민이 높이 평가받고 있는 점도 뛰어난 축구 실력뿐만이 아니라, 언제나 자만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끊임없이 부족함을 발견하고 보완하고자 하는 그의 마인드 셋(Mind-set)에 있다고 하겠다.

            

  

           

 


 

경쟁관계를 넘어선 우정의 부대


이번 유럽 축구계의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선수 스티븐 베르바인이 네덜란드 클럽 아약스로 이적하게 됐다. 사실 베르바인은 토트넘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며 힘겨운 포지션 경쟁을 펼쳤다.

손흥민과 모우라(브라질) 등에 밀려 출전 기회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베르바인은 토트넘이 지난 1월 클루셉스키(스웨덴)를 영입한 이후 입지가 더욱 축소됐다.

베르바인은 지난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선발 출전한 경기가 4경기에 그쳤다. 결국 베르바인은 토트넘 소속으로 3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60경기에 출전해 7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팀을 떠나게 되었다.

베르바인은 비록 손흥민과 선수로서는 경쟁관계에 있었지만, 훈련 중 손흥민과 장난치며 잘 웃었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손흥민 득점왕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정도로 착한 동생이었다.

손흥민 우정

 

지난 2월 토트넘은 프리시즌 한국행을 결정하고 영상도 제작했는데, 당시 베르바인은 조 로든,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손흥민이 알려주는 한국어를 따라 하며 오직 한국말로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베르바인은 "우리 한국 갑니다"라고 정확하게 발음해 손흥민에게 칭찬을 듣기도 했다.


손흥민도 베르바인을 언급했다. 지난 4일 '손 커밍 미디어데이' 행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베르바인과 루카스 모우라(30)가 시즌 마지막 경기 후반에 교체돼 들어와 "득점왕 만들어주겠다"라고 말한 일화를 언급하며 두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알렸다.

손흥민은 "사실 나와 포지션 경쟁을 하는 친구들이라 나 때문에 경기를 못 뛰는 상황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본인 일처럼 나서 주는 상황이 정말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베르바인과 모우라는 실제로 노리치 시티와 시즌 마지막 경기 당시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해줬다. 모우라는 손흥민을 번쩍 들어 올렸고, 베르바인도 그를 도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손흥민 팀웍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지난 5월 노리치 시티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왕이 결정된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득점왕이 됐다는 것보다 외국에 나와서도
내가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더 큰 행복을 느꼈다

- 손흥민 -

 

 


 

헌신 · 태도 · 품행 모든 것이

훌륭한 "꿈의 선수"

 

손흥민과 콘테


최근 토트넘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안토니오 콘테: 202일'에서 콘테 감독은 "손흥민은 모든 감독이 꿈꾸는 선수"라 극찬했다.

콘테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압도하며 기강을 잡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과거 티에리 앙리와의 방송 인터뷰에서 "말 듣지 않는 선수는 죽여버릴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유벤투스와 첼시 인터밀란 등 유럽 빅클럽에서 우승 청부사로 통한 것도 선수단을 강하게 휘어잡으며 지도를 펼쳐서다.

그런 콘테가 유독 손흥민에게는 스윗한 감독이 된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콘테는 손흥민이 팀을 향한 헌신과 희생을 매우 높이 사고 있다. 그리고 톱클래스의 선수가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마다할 지도자는 없다.

승리를 바라는 모든 감독에게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가 꼭 필요합니다.

손흥민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줬어요.

팀을 위한 헌신, 태도, 품행을 통해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 손흥민의
내면에 있는 인간성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는 항상 미소를 짓는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토트넘에 매우 중요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모든 감독은 손흥민 같은 선수와 함께하는 것을
꿈꿉니다.

- 안토니오 콘테 -



손흥민은 지난 4일 가진 행사 기자회견에서 "콘테 감독이 원래 선수 개인 타이틀에 신경을 잘 안 쓰는 분인데, (지난 5월 노리치 시티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전을 2대 0으로 리드하자 (하프타임 때) '소니가 득점왕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라고 동료들에게 말했다"라고 밝혔다.

콘테 감독은 경기 전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줄곧 "선수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라고 인터뷰해왔다. 하지만 득점왕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 손가락으로 골 개수를 꼽으며 좋아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해외에서도 콘테 감독의 손흥민을 향한 극찬에 주목했다. 영국의 이브닝스탠더드는 "콘테 감독이 손흥민을 모든 감독의 꿈으로 정의했다"며 "그는 손흥민이 팀의 자산이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보도했다. 풋볼런던도 "콘테 감독과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분명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손흥민은 동료들과도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논란? NO NO !

선한 영향력!


손흥민이 과거 독일에서 많은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월드컵 무대에서 독일을 꺾은 경기를 자신의 최고 경기로 꼽았다. 손흥민이 어린 시절 유럽에서 인종차별을 겪은 경험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털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로 독일을 만났다. 당시 독일은 세계랭킹 1위였고, 그 전 대회인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 국가였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우리에게 두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그 위협적인 독일을 상대로 대표팀은 2대 0으로 승리했고, 독일은 초유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손흥민은 '독일 침몰'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경기 막판 김영권(울산 현대)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 쐐기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당연히 독일의 승리를 점쳤던 이들은 한국의 활약이 오히려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손흥민은 “어릴 때 독일에 가서 상상하지도 못하는 진짜 힘든 생활을 많이 했다. 인종차별도 많이 당하고 힘든 상황을 겪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독일에서 엄청 힘든 생활을 보내면서 언젠가는 이거를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진짜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독일을 만났을 때 축구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나라니까 무섭고 두려웠다. 우리 선수들이 진짜 잘해줘서 이겼다”라고 했다. 이어 “사람이 울면 위로해주고 싶고, 가서 한번 안아주고 싶고 그런데, 독일 사람들이 (패배 후) 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로 복수해 줄 수 있어서 참…. 그래서 저한테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가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건 그동안 내색 한 번 하지 않아서다. 손흥민은 이날 팬들과 만나면서 오랜만에 긴장감을 털어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속에 있던 진심을 토해냈을 법하다. 팬들과 속마음을 전하며 위로받고 싶었는지도. 손흥민은 이날 비가 내리는 걸 보고는 "하늘도 슬픈가 봐요"라는 말도 했다.

손흥민 인종차별


  



많은 해외 언론들이 그의 말을 받아 적었다. 미국 매체 BR풋볼은 공식 SNS에 이날 손흥민이 언급한 인종차별 등 내용을 조목조목 영문으로 게재했다.
      

독일의 보도채널 NTV 역시 "손흥민이 독일에서 겪은 차별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라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스포츠매체 ‘키커’는 “손흥민은 우는 사람을 보면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어 한다. 그런데 (패배한) 독일 선수에게는 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난해 영국 경찰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댓글을 적은 네티즌들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제 흥민아 참지 말자!
선한 영향력 보여주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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