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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망, "미·중 갈등은 환율에 어떤 영향을 줄까?"

by 돌먼 2022. 8. 7.

 

 

 

롤러코스터를 탄

원달러 환율

 



지난 한 주 동안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때 1315원까지 오르기로 했던 원달러 환율은 5일(금)에는 다시 1300원 부근에서 마감을 했다. 한주 동안 환율은 왜 이렇게 요동쳤을까. 지난 한 주, 환율을 다뤘던 기사들을 보면서 그 이유를 찾아보도록 하자.

원달러 환율 차트(1일봉)

 

8월 5일(금요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이 이상 내리면서 1300원 아래로 떨어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미·중 긴장감이 해소된 데다, 미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8원 내린 1298.3원에 마감했다. 이날 6.6원 하락한 1303.5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1290원대로 내려앉았다. 환율이 129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9일(1299.1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8월 4일(목요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 간 큰 갈등 없이 끝나면서 환율이 하루 만에 다시 1310원대 아래로 내려섰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5분 현재 전 거래일(1310.3원)보다 2.4원 하락한 1307.9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내린 1308.3원에 출발했다.

이날 시장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 된 점에 주목했다.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3일 대만 방문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출국하면서 미·중간 지정학적 긴장감이 일부 해소됐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이 군사력을 전개한 남중국해 일대를 피해 인도네시아·필리핀 영공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택해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간 군사충돌이나 무역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커지며 달러 약세로 작용했다.

 

         
8월 3일(수요일)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하반기 외환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최악 상황까지 가지 않더라도 미-중 갈등이 공급망 차질을 악화시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해 달러화 추가 강세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원·달러 환율은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안전자산 선호, 달러화 강세에 따라 5거래일 만에 1310원대로 올라섰다. 장 시작부터 역외 환율 급등을 따라 1315.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실현되진 않았단 안도감에 상승폭은 전일 대비 5.6원 수준에 그쳤으나,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 것이다.

올 하반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기조 완화에 환율의 하향 안정을 점치는 의견이 아직은 더 우세하나,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오히려 상반기보다 더 달러 강세(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단 주장도 상존한다.


위 기사들을 살펴보니 해당 기간동안 환율 변동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줬던 이슈를 찾을 수 있었는데,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왜 북한의 도발 이런 이슈가 아닌 미국과 중국의 문제에 원화가치가 이토록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일까?

 


 

지정학적 리스크란 말은 무슨 뜻일까?

 



지정학적 리스크는 사전적으로 "국가의 지리적 조건 또는 상황의 영향으로 주가와 환율 따위가 변동할 위험"이라고 정의된다. 그 예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에 따른 원유값의 상승"이나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한국의 금리나 환율의 변동" 등이 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와 인접한 나라 또는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장소에서 전쟁이 발생하거나, 또는 그에 준하는 군사·정치적 갈등이 고조되어 우리나라 경제가 받게 되는 부정적 영향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하여 전 세계 물류 및 공급망을 무너뜨리고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등 세계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미·중 갈등이 어떻게 환율에 영향을 끼치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주요 2개국(G2)의 충돌이 경제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금융 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하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칩4 동맹'에 한국이 참여하게 될 경우 2018년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칩4'는 미국이 구상한 반도체 생태계 협력 체제로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이 반도체의 설계와 생산, 제조를 하겠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이번달 까지 '칩4 동맹' 참여 여부를 답변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미·중 갈등은 원화 약세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중국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보통 원화는 위안화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중 갈등이 격화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원·달러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에도 원화는 호주 달러와 함께 위안화 프록시(대체) 통화로 꼽히며 역외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던 바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018년 7월 초만 해도 1070원대 였던 환율은 환율전쟁으로 치닫으면서 2019년 8월엔 1200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코스피지수 역시 1년 간 2270선에서 2060선으로 10% 가까이 빠졌다.

               

미·중 무역전쟁은 2018년 7월 6일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818 품목)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즉시 동일 액수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대응했다. 이후 2019년엔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됐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이었다.

 

 

 


 

그놈의 환율, 또 오르나

실제 미·중 갈등의 영향은?

             



다행히 이번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미·중 군사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중국은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지을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11월 중간선거를 치러야 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미중 관계가 군사적 충돌까지 이어지거나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또 다른 전쟁이 터지지 않는 이상 환율이 상반기 기록했던 연고점(1326.70원) 수준을 넘어서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2018년 무역분쟁 때에는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원화가 위안화 프록시 통화로 꼽히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이번의 경우 미중 간의 지정학적 갈등 고조에 글로벌 증시가 휘청였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증시에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지속하는 등 영향이 없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간 군사적 대립 등 극단적 상황까지는 가기 힘들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 동맹'에 가입하게 되면 원화 약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긴 하지만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어 2018년 때만큼의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이 미·중간 무역갈등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며 "외국인 매매 흐름을 봐도 순매수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우리나라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주는 요인이라고는 해석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이 일부 품목에 대한 대만 수입 금지를 발표하긴 했지만,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도체의 경우 중국도 자국 내 공급망을 활용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수준의 제재를 하기 쉽지 않다"며 이번 미·중 갈등의 영향 확대 가능성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슬슬 멈춰서는 달러,

환율 안정세를 기대합니다

        

 


한동안 팽배했던 경기침체 우려가 잦아든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될 CPI 지수에 따라 시장이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될 경우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미 CPI는 전년 동월보다 9.1% 올랐다. 이는 1981년 12월(8.9%) 이후 4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미 물가상승률이 8.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6월보다는 살짝 낮아진 수준이다.

8%대 물가도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시장 예상대로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된다면 이는 곧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도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고용지표가 독주중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52만8000개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인 25만8000개의 두 배 이상이다. 전월(39만8000개)과 비교하면 일자리는 13만개가 늘었다.

실업률은 3.5%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기록한 50년만의 최저치와 같은 수준으로 사실상 완전고용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일 기준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올릴 것으로 보는 비율은 68%로, 일주일 전인 28%에 비해 높아졌다. 반면 50bp 인상을 가늠하는 비율은 일주일 전 72%에서 이날 기준 32%로 떨어졌다.


 

이번 주 환율 변동 범위 1280~1330원

                



지난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8원 내린 1298.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00원대에 마감한 것은 지난달 29일(1299.1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는 5일 저녁 발표되기로 예정됐던 미국 내 고용지표에 대한 관망세가 이날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키웠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 주 환율 변동 범위를 1280~1330원 대로 예측했다.

앞으로 이달 남은 기간에는 7월 FOMC 회의록 공개(17일), 잭슨홀 미팅(25~27일)이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은 "7월 소비자물가가 8% 후반 수준으로 발표된다면 그것만으로는 연준의 긴축 톤을 빠르게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인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내 1.5%포인트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불러드 총재의 의견대로 갈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 3.75~4%까지 올라간다.

 


 

환율의 이정표,

"이제 시선은 9월 FOMC로"

 



관건은 앞으로 발표될 지표들이다. 현재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속도임이 분명하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상폭에 대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은 채 "지금부터 그때까지 나오는 (경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한 만큼, 앞으로의 증시 향방은 향후 발표될 지표들 내용에 매우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다음 FOMC는 9월 20~21일로 약 8주간의 공백 기간이 있다. 이 사이에 미국 7월 CPI(8월 10일 발표), 8월 CPI(9월 13일)가 발표된다. 미 고용보고서도 8월 5일(7월분)과 9월 2일(8월분)에 두 차례 나온다. 시장의 7월 CPI 전망치는 8.8%로 물가 상승세가 6월에 정점을 찍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월 잭슨홀 미팅(25~27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9월 FOMC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단서를 남길지 주목된다.

 


 

 

환율 할애비도 모를
환율의 향방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시장을 주시하며
시장 가까이에 머무는 것

- 돌먼 dole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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