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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경제 이야기

"경제위기 온다고 했제?" 세계경제를 이끄는 사람들의 '말말말'

by 돌먼 2022. 7. 16.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예견?

'로런스 서머스' 前 미국 재무장관

 

로런스 서머스, 前 미국 재무장관

 

지금은 우리가 물가의 고통 속에 살고 있으니 인플레이션이란 말이 낯설지 않지만, 2021년 초에는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일부 석학들은 끊임없는 메시지를 보내며 인플레이션이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2021년 초 바이든 행정부의 1조 9,000억 달러의 추가 부양책이 준비되고 있을 때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로런스 서머스(Lawrence Summers)는 '이건 너무 과한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이미 과도한 부양책이 시행됐는데 여기에다가 2차 대전 때와 비슷한 수준의 대규모 자금을 또다시 퍼부으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21년 2월 서머스 발언에 대한 기사 내용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지난 40년간 거시 정책 중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TV의 ‘월스트리트 위크’에 출연해 “정부의 적극적인 확장적 재정정책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불붙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 40년간 가장 무책임한 거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야기할 세 가지 가능성도 제시했다. 우선 미국에서 몇 년간 물가 상승이 지속돼 경제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이 약 33%라고 서머스 전 장관은 설명했다. 다음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급하게 제동을 걸면서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마찬가지로 33%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없이 미국이 경제성장을 이뤄낼 가능성도 33%로 봤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금의 거시 정책이 리스크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서머스 전 장관이 대규모 부양책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5일 CNN에 출연해 “욕조에 너무 많은 물을 붓는다면 물이 넘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많은 물을 쏟아부으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2차 대전 때와 가까운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가 한 세대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경제>, 2021.2월

 

 

내가 인플레이션 온다고 했제?
내가 욕조 물 넘친다고 했제?

- 로런스 서머스 -


그런데 '금융위기('08~09년)' 당시에도 경기부양책은 과감히 시행됐었는데, 왜 지금의 경기부양책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는 것일까? 같은 질문에 서머스는 "금융위기 당시에는 크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부족한 수준이었고, 지금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의 부양책이 시행되는 것이다"라고 답을 했다.

서머스가 이러한 발언은 한 시점이 지난 2021년 2월이니까 물가가 크게 오르기 전부터 서머스오 같은 석학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강하게 나타냈다고 하겠다. 그리고 지금의 이 인플레이션은 과도한 부양책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본 것이다.

 


 

부양책 믿고, 가즈아아!

'재닛 옐런' 現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 現 미국 재무장관


이런 서머스의 주장에 대해 경기부양책을 쓰는 주체, 즉 미국 백악관과 재무부는 어떤 입장을 보였을까? 현재 미국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Janet Yellen)은 이렇게 답을 했다.

다음은 '21년 2월 재닛 옐런 인터뷰 기사 내용이다.

이 같은 서머스 전 장관의 우려에 현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반응했다. 그는 7일 CNN방송에 출연해 "인플레이션 우려는 팬데믹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경제적 손실에 비하면 작은 것"이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할 도구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길고 느린 회복 과정에서 고통을 겪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 경기부양책은 내년에 우리를 '완전 고용'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며 부양책을 옹호했다.

<동아일보>, 2021.2월


그냥 한 마디로 옐런 재무장관은 서머스에게 '걱정도 팔자네요'라는 답을 했다. '그런 걱정 마시고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강한 부양책을 받아들입시다'라는 얘기라 하겠다.

그리고 2021년 4~5월부터 미국의 물가가 그리고 전 세계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옐런 누나 믿어요! 힘을 내요 ~ 슈퍼 파월!

'제롬 파월' 現 미국 연준 의장

 


경기부양책 중 하나가 행정부의 재정정책이라면, 또 다른 하나는 통화정책이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통화정책을 쓰는 주체이다. 그리고 연준은 물가 안정을 이끌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는 기관이다.

그럼 이렇게 강한 부양책과 함께 빠르게 상승하는 물가를 연준은 당연하게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억제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Jerome Powell)의 과거 발언을 들어보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일회성(One Time Effect)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화상 대담에서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기저효과에 물가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하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며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2021.3월


미 연준은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던 2021년 3월에 금리 인상은 없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왜 금리 인상을 안 하지?'라는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 이같이 말한 것이다.

'지금의 강한 물가 상승은 일회성에 지나지 않는다. 크게 걱정할 것 없다'라고 말이다. 한마디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은 것이다. 정말 공교롭게도 그렇게 경계를 풀자마자 '21년 4월, 물가 상승세는 보다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파월 의장은 다시 이렇게 답을 한다.

미 경제 좋아져도 올해는 금리 인상 안 한다.

인플레이션 일시적...

물가상승률 장기적으로
2%로 떨어질 것!

- 파월 연준 의장 -
('21.4월 ~ 6월)

계속해서 '지금의 물가 상승세는 일시적인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금리 인상 등의 긴축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해준 것이다.

 


 

지금의 위기는

옐런과 파월의 합작품이다.

 


연준은 물가의 안정을 중요하는 곳이다. 그런 곳이 물가가 급등하는 징후가 뚜렷한데 왜 일시적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면서 안이한 태도를 보인 것일까?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경제고문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일축한 것에 대해 “연준 역사상 최악의 판단”이라고 비난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이자 미국 월가의 유명한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 역시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당초 계획한 만큼 축소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일종의 마약처럼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것을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라고 미 연준을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작년의 상황으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한들 지금의 상황까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물가상승과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지금의 우리이기에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그들의 판단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너무나 강한 경기부양책''인플레 파이터여야 할 연준의 안이함'으로 인해 지금의 인플레이션과 경제위기가 발생했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 되었고, 옐런과 파월은 그 판단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잘하자 얘들아

 

오건영(신한은행)님의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책 내용을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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