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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이 세상 모든 상식 이야기

[LEGO] 레고 블럭에 대한 모든 이야기 : 장난감 그 이상을 넘어

by 돌먼 2022. 6. 30.


레고(LEGO) 블럭의 시작, 변화 그리고 미래에 대한 모든 이야기!

레고(LEGO)는 브릭(Bricks) 장난감의 외길을 90년 동안 걸어왔다. 레고 제품은 1년에 2억 박스 이상이 팔리고 있으며 장난감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비디오 게임, 영화 제작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레고(LEGO) 브릭의 시작,
"시작은 목재 장난감"

레고



처음부터 레고가 지금과 같은 플라스틱 장난감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레고 그룹의 창업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Christiansen)은 1932년 덴마크의 빌룬트라는 지역에서 가정용품을 제작하는 목공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당시 세계 대공황으로 목 공소가 폐업 위기에 몰렸었지만, 그가 자투리 목재로 만든 장난감 이 잘 팔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크리스티얀센은 2년 뒤 회사를 ‘레고’라 이름 짓고 본격적으로 장난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장난감은 곧 유럽 전역에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TMI ZONE) 레고는 덴마크어로 레그 고트(Leg Godt) 영어로는 잘 논다(Play Well)라는 뜻이다.

 

레고

 

바퀴 달린 오리 인형 풀 토이(Pull Toy)와 자동차, 요요 등 목재 장난감으로 명성을 얻을 즈음 1942년 갑작스러운 화재로 공장이 불타버린다. 그럼에도 크리스티얀센은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나무 장난감 생산을 대폭 줄이고 당시 신기술인 플라스틱으로 장난감 제조가 가능하도록 공장을 재정비하게 된다.

특히, 영국의 자동 잠김 브릭(Self-Locking Bricks) 특허를 구매하여 접착제가 없어도 브릭을 단단하게 결합할 수 있는 발전된 형태의 자동 잠금 브릭 기술(Interlocking Bricks)을 개발하게 된다.

1949년까지는 자동결합블록(Automatic Binding Bricks)이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로 생산됐기 때문에 블록끼리의 결합 문제가 존재했고 이 때문에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1958년, 기존의 브릭 잠김 기술(Locking Ability System)을 ABS (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라는 신재료의 사용을 통해 보완하여 결합력은 물론 다른 브릭과의 호환성까지 갖춘 무결점의 브릭으로 재탄생시키게 된다.

 

(TMI ZONE) 1958년 이후에 생산된 브릭들은 모두 자유로운 결합이 가능하다.

 

레고 특허
레고의 "자동 잠금 브릭 기술" 특허

 

 



레고(LEGO)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레고는 여러 개의 블록을 결합해 쌓아 올리는 장난감이기 때문에 정교함이 매우 중요하다. 레고사는 ‘오직 최고만이 최고다’라는 경영이념에 걸맞게 백만 개 중 겨우 8개 정도의 불량품이 나올 정도로 정교한 제품 공정을 자랑한다.

특히, 각각의 레고 부품은 정밀하게 측정되고 제작되는데, 두 개의 블록을 맞물렸을 때 단단히 자리에 끼워지는지, 또 쉽게 분해되는지가 제품 테스트 과정에서의 핵심이며, 10마이크로미터(μm) 오차 범위 내의 블록이 만들어진다.

레고 본사
덴마크 빌룬트 "레고 하우스"


덴마크의 빌룬트의 레고 본사에서는 12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변화하는 장난감 시장에 맞는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곳에서는 평균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12개월 동안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 단계에서는 시장의 트렌드와 타 사 제품의 품질에 관한 조사가 선행된다. 영국, 독일, 일본 등 각 나라에 펴져있는 레고 사의 디자이너들과 리서치 조사를 토대로 시장을 분석하는데 리서치 조사는 장난감 상점에 주둔하다시피 한 레고 사의 조사원들이 어린이 소비자와의 직접 인터뷰로 진행한다.

두 번째 단계는 첫 번째 과정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제품의 연구를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 스케치는 3D 모델링으로 구체화하고 스테레오 석판인쇄기기로 초기 원형(Initial Prototype)을 만든다. 이후 초기 원형은 시험 군으로 선정된 부모와 아이들의 테스트를 거친다.

마지막 단계로 테스트 결과와 초기 원형을 두고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직원이 모여서 최종 회의를 한다. 각자의 의견을 교환하고 제품을 평가하며 합의를 통해 디자인을 수정함으로써 생산될 브릭의 최종 모습이 결정된다.

레고 제조 공정


레고 브릭의 생산은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다. 금형과 원형의 제작은 덴마크와 헝가리, 멕시코의 공장에서 진행된다. 브릭의 장식과 패키징은 덴마크, 헝가리, 체코에서 이루어진다.

(TMI ZONE) 레고 사에서 추정해본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4000억개의 레고 블록이 생산되었고 1초에 1140개씩 생산되는 브릭은 일 년이면 36억 개에 달한다고 한다.

 

 



레고(LEGO)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Back to the Brick"

레고

 

레고는 21세기 들어 두 번의 위기를 겪었다. PC, 게임기 등 새로운 놀잇감이 생겨나면서 레고가 ‘시시한 아날로그 장난감’으로 전락한 것이다.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거센 디지털 바람도 맞았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주 고객층인 아이들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어 드는 인구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다. 그때마다 레고는 ‘블록 놀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혁신을 꾀했다. 유명 장난감 회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와중에도 레고가 살아남은 비결이다.

레고


레고의 경쟁력과 본질은 블록을 조립하는 것이다. 1998년 이후 레고사는 ‘블록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rick)’는 슬로건 하에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 집중했다. 잘 쓰이지 않는 특수 블록은 과감히 없애고 표준 블록 사용률을 70%까지 높였다. 물류센터를 통합하고 원재료 거래 업체도 5분의 1로 줄여 비용을 절감했다. 테마파크 사업, 의류사업 등도 정리했다.

5~9세의 기존 고객들에 집중하는 동시에 다양한 나이대의 고객도 공략하기 시작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즈니 등 콘텐츠 회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로, 레고의 스타워즈(1999년), 해리포터(2001년) 시리즈는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레고 스타워즈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또한, 배트맨, 반지의 제왕 등 영화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서 소비자층을 어린이에서 성인까지 확장했다. 2007년부터 매출은 12년 연속 증가했고 2012년에는 ‘해즈브로’를 제치고 바비인형 제조사 ‘마텔’에 이어 세계 2위 완구 업체로 등극했다.


또 한 번의 위기는 2017년에 찾아왔다. 스마트폰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장난감 산업에 더 큰 타격을 줬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콘텐츠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아갔다. 2017년 레고의 매출은 전년 대비 8% 가량 감소한 47억유로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7% 급감했다.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은 “어린이들은 더 이상 레고에 열광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레고 그룹 매출


다른 장난감 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는 2017년 9월 파산 신청을 했고 북유럽 최대 장난감 회사 탑 토이도 이듬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 마텔도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다.

레고의 타개책은 이번에도 ‘블록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기존 블록 쌓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다. 2017년 10월 대표로 임명된 IT전문가 닐스 크리스티안센 대표이사(CEO)는 레고에 증강현실(AR)을 접목한 새 시리즈를 출시했다. 온라인 플랫폼도 키웠다. 고객들이 블럭 상품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레고 아이디어스’, 레고 세계관을 창조하는 ‘레고 월드 빌더’를 만들면서 충성도를 높였다. 레고 캐릭터를 활용한 커뮤니티인 ‘레고 라이프’ 앱도 만들었다. 플랫폼이 커지면서 레고 전용 소비자 직접 판매(D2C) 채널로 판매하는 제품도 늘렸다.

레고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폭발적인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봉쇄 기간 동안 소비자들이 실내 놀거리로 레고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90년 역사를 지닌 레고는 아이들에게 여전한 인기 장난감이었고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레고 매출은 2019년 52억유로에서 2020년 59억유로, 작년에는 전년 대비 27% 급증한 74억유로를 기록했다.

 

 


 

레고(LEGO)가 제시한 새로운 대안,
"LEGO IDEAS"

 

1998년, 레고는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맞춤형 로봇을 제작할 수 있는 마인드스톰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그런데 출시 3주 만에, 레고 팬들이 제어 프로그램을 해킹해 기본 기능 외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버전을 인터넷에 공개한 사건이 발생했다.

레고는 해커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일지 고민하다가 차라리 사용자들과 협력해 신제품과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꿨고, 이러한 개방혁신의 움직임으로 탄생한 프로그램이 바로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이다.

레고 아이디어 라인은 레고 팬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출품해 상용화된 제품이다. 레고 아이디어 플랫폼에서 1만표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본인의 창작물이 제품으로 제작돼 판매될 수 있다. 제품이 상용화되면 출품자는 해당 제품 순매출액의 1%를 받게 된다. 레고그룹 소속의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만 13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레고는 인력채용으로 인한 장기간의 고정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기술이나 신제품 아이디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크라우드 소싱을 이용하고 있으며, 참여자들은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도 협업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기술 숙련도를 높여가는 효과를 얻고 있다.

레고 아이디어스

 

레고가 만들어낸
오픈 이노베이션!

 


 

레고(LEGO)가 앞으로 마주할 세상

 


레고의 진짜 경쟁력은 오랜 시간을 거듭하며 체득한 혁신의 경험에 있다. "창의성을 발휘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블록놀이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꾀했다. 그 결과, 유명 장난감 회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와중에도 레고는 살아남았다.

레고 그룹은 2030년까지 모든 제품과 포장재를 지속 가능한 소재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미 작년에 사탕수수 원료의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지구 환경에 기여하는, ‘좀 더 자랑스러운’ 장난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느낌을 싫어하는 기존 레고 팬들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이러한 변화의 시도들이야 말로 오늘의 레고를 있게 했고 또 미래에도 레고를 존재하게 해 줄 힘이 될 것이다.

 

미래에 레고가 마주할 도전과 또 새롭게 만들어갈 세상이 참으로 기대된다.

 

 

레고는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긴장감을 해소하는 동시에

창의성을 길러주는
최고의 놀이문화입니다.

- 마이클 에베센 -
(레고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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